요즘 월화요일만 되면 티비 앞에 바짝 붙어서 본방사수하던 드라마가 벌써 여운을 남기고 끝났네요. 바로 tvN 드라마 내일도 출근! 인데요. 웹툰 원작일 때부터 챙겨봤던 작품인데, 영상으로 구현되니까 직장인으로서 느끼는 몰입감이 아주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우리의 주인공, 새움전자 DA사업부 책임 강시우(서인국 분)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가 섭섭할 정도예요. 처음엔 그냥 재수 없고 피하고 싶은 냉혈한 상사 같았는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왜 저렇게까지 자신을 꽁꽁 숨기고 살아야만 했는지 마음이 쓰여서 혼났어요. 오늘은 이 매력적인 남자 강시우에 대해 저만의 깊은 사심을 담아 아주 낱낱이 파헤쳐 보려고 해요. 직장생활에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그의 매력 속으로 같이 빠져봐요.

tvN 내일도 출근! 강시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웃음도, 여유도 없던 그 남자: 철저한 원칙주의자 강시우의 탄생 배경
드라마 속에서 강시우는 일명 삼노맨으로 불려요. NO 스마일, NO 피플, NO 쏘리. 웃지도 않고, 사람들과 어울려 감정을 낭비하지도 않으며, 잘못한 게 없으니 영혼 없는 사과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 사람. 부하직원이 실수를 해도 윽박지르지 않고 짧고 굵은 팩폭을 날려서 사람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죠.
처음에 이런 시우를 봤을 때는 저런 상사 밑에서 일하면 일주일도 못 버티고 사직서 던지겠다 싶었어요. 매일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고, 사적인 인간관계는 철저히 차단한 채 오직 일에만 파묻혀 사는 모습은 완벽을 강요받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 같았거든요.
사실 저도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을 때면 선배들의 눈치를 보거나 내 몫의 일이 아닌 것까지 떠안느라 끙끙 앓았던 기억이 나요. 돌이켜보면 저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강시우처럼 표정을 굳히고 방어막을 쳤던 적이 있었더라고요. 시우가 그렇게 단단한 방탄유리 같은 벽을 쌓은 건, 반대로 그만큼 세상의 상처나 실패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켜내야만 했던 절박함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무뚝뚝한 아버지 밑에서 물질적인 풍요 속 정서적 결핍을 겪으며 자란 과거를 알게 되었을 때는, 차갑기만 한 그의 표정 뒤에 숨겨진 외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어요.
방탄유리 같던 일상에 불어온 따뜻한 봄바람: 차지윤과의 만남
그렇게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하며 살아가던 시우의 삶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죠. 바로 7년 차 직장인 차지윤(박지현 분) 선임과의 만남이에요. 처음엔 서로 부딪히고 까칠하게 굴었지만, 우연히 편의점에서 본 지윤의 허당기 넘치고 인간적인 모습에 시우가 무장해제되듯 픽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기억나요. 그때 제 다이어리에도 작은 설렘 스티커가 붙는 것 같더라고요.
지윤이는 시우와 비슷하면서도 달랐어요. 적당히 타협하고 퇴근 시간 땡 하면 내 삶을 찾아 떠나는 지윤이의 모습은, 매 순간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던 시우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을 거예요. 사람들은 지윤이가 시우의 여자친구가 된 이후 주변의 시선 때문에 혼란스러워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대체 불가능한 최선이 되어가는 과정은 진짜 눈물 나게 감동적이었어요.
저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편 하나 없는 듯한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았거든요. 열심히 해도 티가 안 나고, 실수를 하면 전부 내 탓인 것만 같은 막막함 속에서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몰라요. 시우에게 지윤이는 얼어붙었던 감정의 빙하를 녹여준 유일한 봄볕 같은 존재였던 셈이죠.
멈춰있던 마음의 시계가 다시 움직일 때: 우리가 강시우에게 위로받는 이유
강시우라는 인물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결국 변화할 수 있다는 용기와 나를 돌봐도 괜찮다는 허락이 아닐까 싶어요.
과거의 시우는 실패를 두려워했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허치사한 일로 여겼어요. 하지만 지윤을 만나고, 오랜 친구인 성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진짜 마음을 마주하게 되면서 시우는 점점 말랑말랑한 사람이 되어갔죠. 완벽한 '삼노맨'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때로는 무너지고, 고민하고, 직장까지 내려놓을 줄 아는 입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우리도 그렇잖아요. 매일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는 막막함 때문에 오늘 저녁의 행복을 포기하고, 나를 깎아내리며 살아가고는 하니까요. "너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돼, 조금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지만, 드라마 속 시우가 자신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과정을 보면서 나 역시 내 안의 방어벽을 조금은 낮춰도 되겠구나 하는 위안을 얻었어요.
고단한 하루 끝에 집에 돌아와 씻고 누워 시청하던 이 드라마는, 단순한 오피스 로맨스를 넘어 열심히 살아온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다정한 토닥임이었어요. 강시우가 차가운 갑옷을 벗어던지고 비로소 진짜 웃음을 찾았듯이, 우리도 내일 아침 다시 출근길에 오르겠지만, 그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버텨낸 당신에게, 시우가 지윤에게 건넸던 것 같은 따뜻한 온기가 스며들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