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유치원 교사의 특징

안녕! 유치원 교사 2년 차에 접어든 새내기 쌤이야. 작년에 임용고시나 취업 준비하면서 멘탈 바스러질 뻔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현장에서 아이들이랑 부대끼다 보니 내가 어떤 유형의 교사인지 어렴풋이 알겠더라고. 그중에서도 오늘은 일명 'B형 유치원 교사'라고 불리는 유형에 대해 속 시원하게 파헤쳐 보려고 해.


흔히 혈액형이나 성격 유형으로 사람을 나누는 걸 좋아하잖아? 우리 유치원 판에서도 교사들의 성향을 재미있게 나누곤 하는데, B형 특유의 톡톡 튀는 개성과 에너지를 가진 쌤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빛을 발하는지 내 경험을 듬뿍 담아서 풀어볼게.


B형 유치원 교사의 특징 <출처: 제미나이>


교실에 태풍이 분다! 아이들의 심장을 저격하는 통통 튀는 아이디어 뱅크

우리 반에 신입으로 들어왔을 때가 생각나. 다들 연간 교육 계획서나 지난 선배 교사들의 지도안을 닳도록 보면서 "작년이랑 똑같이 해야지" 안도할 때, 나는 속으로 '와, 이거 너무 지루한데?' 이 생각부터 들더라고. B형 교사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엉뚱함과 호기심이야. 정형화된 누리과정 틀 안에서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더 눈 돌아가게 만들 수 있을까 매일 밤 가슴 뛰는 상상을 해.


예를 들어서 작년에 교통안전 교육을 하는데, 교재에 나오는 횡단보도 그림만 보여주면 아이들이 졸려 하거나 딴짓을 하잖아? 나는 그걸 참 못 보겠는 거야. 그래서 당장 다이소로 달려가서 초록색 부직포랑 흰색 테이프를 사 오고, 교실 바닥에 대형 횡단보도를 직접 만들었어. 그리고 나 스스로 초대형 신호등 인형옷을 입고 등장했지. 아이들이 빵 터져서 "선생님 눈에서 불 나와요!" 하면서 거품 물고 환호하더라니까. 교장 선생님이 복도 지나가시다가 깜짝 놀라서 구경하고 가실 정도로 우리 반은 늘 요란법석이야.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돌발 이벤트로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게 바로 우리 B형 교사들의 주특기야. 지루할 틈을 안 주는 거지.


돌발 상황 앞에서 더 빛나는 순간 집중력과 대처 능력

유치원 교사로 살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식은땀 나는 일이 생기잖아. 학부모 상담 중에 아이가 미술 가방을 엎어서 물감이 원목 바닥을 도화지 삼아 예술을 펼친다거나, 야외 활동 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그런 아수라장 말이야. 계획성이 철저한 A형 쌤들은 이런 비상 상황에서 일시 정지가 걸리거나 당황해서 눈썹이 휘날리곤 하는데, 우리 B형들은 어떨까? 물론 처음엔 나도 당황해서 심장이 쿵 내려앉지. 하지만 그 위기를 넘기는 순간 발휘되는 순발력은 진짜 기가 막혀.


지난봄에 소풍을 갔는데, 막내 반 준서가 도시락을 열다가 그만 김밥 한 줄을 연못에 빠뜨려버린 거야. 준서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데, 주위 분위기가 순간 얼어붙었지. 그 타이밍에 내가 어떻게 했냐면, 즉석에서 소리를 꽥 지르며 "야호! 우리 준서가 연못의 인어공주한테 밥을 양보했나 봐! 물고기들이 잔치하겠네!" 하고 너스레를 떨었어. 준서가 훌쩍거리다가 "정말요?" 하고 웃더라고. 그러고는 잔디밭에 앉아서 남은 김밥으로 물고기 모양을 같이 만들면서 상황을 유쾌하게 수습했지. 계획대로 안 되면 어때, 그 순간의 임기응변으로 아이들의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는 게 바로 우리 매력 아니겠어?


영혼까지 끌어모은 뿜뿜 에너지, 지치지 않는 열정의 소유자

사람들이 나한테 제일 많이 하는 소리가 "선생님은 체력이 어디서 나와요?"라는 거야.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 30명 목소리에 치이고, 서류 작업에 치이다 보면 영혼이 탈탈 털리기 마련이잖아. 그런데 B형 특유의 무대 체질이랑 에너지는 참 신기해. 아이들 앞에만 서면 갑자기 내 안의 잠재된 연극배우 DNA가 깨어나는 기분이거든. 동화 구연을 할 때 악당 목소리를 내거나 동물 흉내를 낼 때, 진짜 목이 쉬어라 온몸을 던져서 연기해.


작년에 학부모 참관 수업 때 있었던 일이야. 대본대로 차분하게 진행해야 정석인데, 긴장한 아이들이 자꾸 딴청을 피우니까 내 안에 있던 승부욕과 흥이 폭발해 버린 거야. 마이크를 내려놓고 아이들 속으로 뛰어 들어가서 온몸으로 곰돌이 춤을 췄어. 뒤에서 보고 계시던 엄마들은 배를 잡고 웃으시고, 우리 반 아이들은 덩달아 신나서 내 치맛자락을 잡고 기차놀이를 시작했지. 수업 시나리오는 안드로메다로 갔지만, 그날 참관 수업 끝나고 학부모님들이 카톡으로 "선생님 덕분에 진짜 유치원 시절다운 순수한 모습을 봤다", "에너지가 넘쳐서 보기 좋다"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더라고. 그 맛에 이 힘든 유치원 교사 짓(?)을 계속하는 것 같아.


형식주의는 질색이야! 나만의 철학과 소신으로 가득 찬 마이웨이

유치원 현장에 들어오면 지켜야 할 관행이나 형식적인 서류, 보여주기식 행사들이 정말 많잖아. 선배 쌤들이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작년에도 이 서식 썼어"라고 말할 때마다 내 속에서는 반항심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와. 왜 꼭 똑같은 방식으로 해야 하지? 더 효율적이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방법이 있는데 말이야. B형 특유의 고집과 대랄까, 내 기준에서 이게 맞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 덕분에 때로는 원장님이나 부장 선생님을 식겁하게 만들기도 해.


한번은 원내 미술 전시회를 준비하는데, 원에서 정해준 똑같은 도안에 똑같은 물감으로 칠하는 걸 시키더라고. 나는 그게 너무 아이들의 창의성을 죽이는 것 같아서 속이 상했어. 그래서 밤새 고민하다가 교실 한쪽 벽을 아예 대형 전지로 도배를 해버리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손에 물감을 묻혀서 벽화(?)를 그리게 허락했지. 물론 전시회 당일날 원장님 표정이 살짝 굳으셨지만, 아이들이 자기들이 만든 작품 앞에 서서 눈을 반짝이며 부모님께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는 아무 말도 못 하셨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아이들의 행복과 내 교육적 소신을 1순위로 두는 이 똥고집, 가끔은 피곤하지만 이게 바로 진짜 내 모습이야.


겉은 쿨해 보여도 속은 겉바속촉, 아이들을 향한 뜨거운 순애보

B형들은 쿨하고 뒤끝 없기로 유명하잖아. 나 역시 화끈하게 화내고 금방 풀어지는 스타일이라 가끔 주변에서 "너는 애들이 말을 안 들어도 상처도 안 받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해. 아이가 내 말을 안 듣고 속을 썩여도 "에이, 얘도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았나 보네" 하고 금세 털어버리거든. 매일 울고불고 감정 소비를 하면 교사 수명이 3년은 줄어든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거지.


근데 그거 알아? 겉으로는 이렇게 세상 쿨한 척 다 해놓고, 집에 갈 때나 혼자서 일기 쓸 때 아이들 생각하면 눈물 글썽이는 게 바로 우리 B형 쌤들이야. 지난주에 우리 반에서 맨날 구석에서 장난감만 가지고 놀던 민수가 하원할 때 내 코트 자락을 살짝 잡더니, 꼬깃꼬깃 접은 색종이 편지를 주더라고. 펼쳐보니까 비뚤비뚤한 글씨로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적혀 있는 거야. 그 순간 그동안 아이한테 조금 더 다정하게 말해줄 걸, 오늘 아침에 빨리 정리하라고 다그친 게 미안해서 주책맞게 원 앞마당에서 울어버렸지 뭐야. 차가워 보이지만 속내는 누구보다 여리고, 아이들을 향한 애정만큼은 대한민국 유치원 교사 통틀어서 탑티어라고 자신할 수 있어.


결국 이런 나의 엉뚱함,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 그리고 아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뜨거움이 모여서 매일 아침 출근길을 설레게 만드는 것 같아. 때로는 너무 자유분방해서 주변 사람들을 긴장시키기도 하지만,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며 성장하는 이 과정 자체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거든. 오늘도 내일도 우리 반 아이들 손을 잡고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유치원 대모험을 떠날 생각에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려. 세상 모든 B형 유치원 교사 쌤들, 우리 오늘도 진짜 멋지게 해내고 있는 거니까 어깨 쫙 펴고 기죽지 말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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