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은 내가 진짜 인생작으로 꼽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해서 완전 파헤쳐보려고 해. 사실 고등학교 때 읽었을 때는 그냥 과제여서 꾸역꾸역 읽었거든?
근데 작년에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다시 펼쳤는데, 와… 그때랑 느낌이 완전히 다른 거 있지. 사랑, 돈, 그리고 꿈에 대해서 진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 오늘은 내가 직접 읽고 느낀 점들이랑 이 소설의 매력을 아주 샅샅이 풀어볼게!
초록색 불빛을 쫓던 어느 날 밤의 일기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유명한 상징이 바로 개츠비의 저택 건너편 부두에 반짝이던 초록색 불빛이잖아. 다들 알다시피 그 불빛은 개츠비에게 옛 연인인 데이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이자 반드시 도달하고 싶은 꿈의 크기였어. 난 이 대목을 읽으면서 문득 내 몇 년 전 연애가 생각나더라고. 그때 진짜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쌩판 모르던 주식 공부도 하고, 안 가던 전시회도 쫓아다니면서 내 자신을 엄청 갈아 넣었거든.
돌이켜보면 그건 상대방을 향한 마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내가 그려놓은 '가장 완벽한 나'의 모습에 그 사람을 끼워 맞춰 둔 거였어. 개츠비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 데이지라는 실존 인물 그 자체보다, 자기가 수년간 머릿속에서 눈물겹게 쌓아 올린 환상 속의 여자를 사랑한 거지. 초록색 불빛은 너무 멀리 있어서 손에 닿지 않기에 오히려 더 아름답고 찬란했던 거야. 우리도 누구나 가슴속에 저마다의 초록색 불빛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잖아? 비록 지금은 너무 멀어 보여도 그 불빛을 향해 치열하게 달려보았던 그 순수한 열정 자체만큼은 그 자체로 눈부시게 빛난다고 생각해.
화려한 샹들리에 뒤에 숨겨진 텅 빈 외로움
개츠비의 파티에 대한 묘사를 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져. 주말마다 초대장도 없이 누구나 와서 마시고 노는 거대한 축제가 열리는데, 화려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울려 퍼지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웃고 떠들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수많은 인파 속에서 정작 파티의 주인인 개츠비는 홀로 떨어져서 사람들을 관조하듯 바라보기만 하거든. 이 장면을 읽을 때 진짜 묘한 감정이 밀려왔어.
이거 딱 요즘 우리 세대의 SNS 풍경이랑 똑같지 않아?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매주 주말마다 핫한 플레이스에서 찍은 인생샷과 웃고 떠드는 스토리들이 가득하지만, 화면을 끄고 방싯한 침대에 누웠을 때 밀려오는 그 극심한 공허함 말이야. 사람들은 인맥을 넓히고 화려한 스펙을 과시하며 '나 이렇게 잘 살아'라고 외치지만, 정작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진짜 내 사람 하나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잖아. 개츠비의 거대한 저택은 가짜 환상으로 채워진 거대한 쇼윈도 같았어. 외로움을 가리기 위해 더 화려한 불빛을 켜야만 했던 그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남일 같지 않아서 마음 한구석이 찡하더라고.
과거라는 유령에게 영혼을 저당 잡힌 순간
개츠비가 데이지를 다시 만났을 때 했던 유명한 말이 있잖아.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고요? 물론이고요, 그럼요!" 이 대사를 처음 봤을 때는 엄청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게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깨달았어. 개츠비는 지난 5년 동안 단 한 순간도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았고, 오직 과거의 그 찬란했던 여름날을 현재로 되돌려놓겠다는 집념 하나로 살아왔거든.
나도 작년에 엄청 친했던 친구랑 오해로 멀어졌을 때, 자꾸만 '작년 그날로 돌아가서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수백 번도 더 되짚어 본 적이 있어. 과거의 한 장면에 영혼을 묶어둔 채 현재의 삶은 살지 못하고 계속 지우개로 흑역사를 지우려고만 했던 거지. 하지만 시간은 무심하게도 앞으로만 흐르잖아. 개츠비가 데이지를 향해 끝까지 달려갔지만 결국 마주한 것은 잔인한 현실뿐이었던 것처럼, 지나간 과거를 억지로 붙잡으려고 할수록 내 손에 남는 건 상처뿐인 모래알 같더라고. 과거는 추억으로 남겨둘 때 가장 아름다운 법인데, 그걸 몰라서 온몸을 던져 부딪히는 개츠비가 안타까우면서도 참 바보 같고 또 한편으로는 애처로웠어.
모두가 욕하면서도 닮고 싶어 하는 부조리한 세상
이 소설 속 인물들을 보면 정말 하나같이 정상(?)이 없어. 데이지는 부유함과 안정감을 선택하며 개츠비를 버리고 톰과 결혼해 놓고도 은근히 개츠비의 애정을 즐기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톰은 남들 앞에서 부유하고 점잖은 척 온갖 폼은 다 잡으면서 뒤로는 불륜을 저지르고 폭력을 일삼지. 화자인 닉 캐러웨이마저도 이들의 위선과 도덕적 결핍에 넌더리를 치면서도 결국에는 그들의 화려함에 이끌려 주변을 맴돌게 돼.
솔직히 현실 세계도 별로 다르지 않잖아. 뉴스 틀면 공정이나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뒤로 소름 돋는 짓을 하고, SNS에서는 남의 시선과 명품 타이틀에 목숨 건 사람들 투성이지. 나도 가끔은 이 세상이 너무 속물적이고 계산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진저리가 칠 때가 많아. 다들 겉으로는 멋진 척, 완벽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각자의 욕망과 이기심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정말 씁쓸하게 다가오거든. 피츠제럴드는 1920년대 미국의 재즈 시대라는 배경을 통해 이런 인간 군상의 속물근성을 아주 예리하고 냉소적으로 까발리고 있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개츠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결말 부분으로 가면 개츠비는 데이지를 대신해 누명을 쓰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해. 그토록 수많은 사람이 드나들던 그의 거대한 저택에는 장례식 날 단 한 명의 지인도 찾아오지 않고, 심지어 데이지 부부는 꽃 한송이 남기지 않은 채 여행을 떠나버리지. 세상은 너무나 차갑고, 개츠비의 순수한 사랑과 꿈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처럼 보여. 그래서 이 소설의 끝맛은 처음에는 씁쓸하고 허무하기 그지없어.
하지만 내가 이 소설의 진짜 매력에 빠진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이득을 따질 때, 개츠비 혼자서만 오직 사랑과 꿈이라는 순수한 가치를 향해 전력 질주를 했잖아. 비록 그 대상이 잘못되었고 방식이 미숙했을지라도, 그 누구보다 뜨겁게 타올랐던 그의 영혼만큼은 그 어떤 타락한 현실 속에서도 절대 더럽혀지지 않았던 거지. 소설 속에서 닉이 개츠비를 향해 "당신들은 그 썩어빠진 세상 전체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사람이오"라고 말하듯, 개츠비의 순수한 열정은 우리 가슴속에 거대한 파동을 일으켜.
현생이 아무리 팍팍하고 속물적인 세상이라 치여도, 우리 마음속에 뜨거운 열정과 순수한 꿈을 품고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분히 위대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개츠비가 알려준 셈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실수하고 넘어져도 꿈을 꾸는 그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인생의 멋진 주인공이 될 수 있으니까. 오늘 밤은 나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진짜 초록색 불빛이 뭔지 조용히 꺼내봐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