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대학생 되고 나서 과제랑 팀플에 치여 살다가, 정말 오랜만에 마음속에 몽글몽글한 감성을 채워줄 수 있는 전시를 다녀왔어요. 바로 송파구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림책이 살아있다' 전시인데요! 사실 처음에는 그림책 전시라길래 애기들만 가는 곳인가 싶어서 살짝 고민했거든요?
근데 제 고정관념을 아주 박살 내준 곳이에요. 어렸을 때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던 책부터 요즘 감성까지 아주 꽉 잡고 있어서 스무 살인 제 취향을 완전히 저격해 버렸답니다. 제가 직접 다녀오고 느낀 생생한 감들을 담아서 아주 자세히 풀어볼게요.
동심의 방아쇠를 당긴 그날의 기록, 소마미술관과의 첫 만남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소마미술관은 날씨 좋을 때 산책 겸 가기 진짜 좋더라고요.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입구부터 뭔가 동화 속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사실 대학교 들어와서 매일 보는 게 PPT랑 두꺼운 전공 서적뿐이잖아요? 글자만 가득한 세상을 벗어나서 예쁜 색감과 그림들을 마주하니까 그 자체로 엄청난 힐링이 되었어요.
전시장 벽면에 걸린 오리지널 원화들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어릴 때는 그냥 그림이 예뻐서 넘겼던 페이지들이 스무 살이 된 지금 다시 보니까 묘하게 다르게 다가왔어요. 어른이 되어버린 저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같다고나 할까요? 전시장 초입부터 감성 버튼이 아주 제대로 눌려버려서 친구랑 저랑 폰으로 사진 찍기 바빴답니다.
책장을 넘어 현실이 되다, 정지된 원화에 숨결을 불어넣는 미디어아트
이번 전시의 진짜 매력 포인트는 그림이 가만히 걸려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술이랑 미디어아트가 결합되어 있어서 그림책 속 주인공들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 처럼 움직이더라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 앞에 섰는데, 책 속에서 보던 바람 부는 연출이나 물결치는 효과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져서 소름이 쫙 돋았어요. 그냥 평면적인 그림을 보는 게 아니라 마치 제가 그 동화 속 세계관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었죠.
기술이 이렇게 감성적일 수 있구나 싶어서 감탄 또 감탄을 했답니다. 정지되어 있던 선과 색들이 음악이랑 영상이랑 어우러져서 살아 움직이니까 시각적으로 완전 황홀경이었어요. 스마트폰 화면만 보느라 지쳐 있던 제 두 눈이 호강하는 날이었답니다.
스무 살의 내가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다,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시간
전시장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뜻밖에도 유년 시절 기억들이 엄청 스쳐 지나갔어요. 유치원 때 엄마 무릎 베고 누워서 읽어달라고 졸랐던 책들이 원화로 걸려 있는 걸 보니까 울컥하더라고요. '아, 나 이거 진짜 좋아했는데!' 하고 기억 속 깊은 곳에 쳐박아 두었던 추억의 보물상자가 열린 기분이었어요.
대학생이 되면서 취업이니 학점이니 앞만 보고 달리기 바빴는데,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얼마나 순수하게 세상을 사랑했었는지 기억해 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어요. 같이 간 친구도 자기 옛날 생각 난다면서 서로 어떤 책 좋아했는지 조잘조잘 떠들었네요.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꺼내어 만져볼 수 있게 해주는 게 이 전시의 진짜 힘인 것 같아요.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오감으로 즐기는 플레이그라운드 체험존
눈으로만 보는 전시였으면 살짝 아쉬울 뻔했는데, 직접 참여하고 만져볼 수 있는 체험 공간들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그림책 속 한 장면을 모티브로 만든 공간에서 직접 흔적을 남겨보기도 하고, 이미지가 움직이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창작의 재미도 살짝 엿볼 수 있었죠.
그냥 가만히 서서 구경하는 게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직접 체험에 참여하니까 에너지가 오히려 충전되는 기분이었어요. 전시장 구석구석에 포토존도 감각적으로 마련되어 있어서 프사 건지기에도 아주 제격이었답니다. 요즘 인스타 피드 감성에 딱 맞으면서도 저급하지 않고 깊이감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 와도 다 만족할 만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상상력의 무한한 확장, 예술이 우리 삶에 안겨주는 가장 따뜻한 선물
모든 관람을 마치고 출구로 나오는데 마음속이 온기 가득한 초콜릿처럼 진하게 채워진 기분이 들었어요.
어쩌면 우리는 커 가면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것만 좇느라 가장 소중하고 예쁜 상상력의 날개를 접고 살았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림책이 살아있다' 전시는 잊고 지냈던 상상력의 불씨를 다시 댕겨주고, 지친 일상 속에서 무조건적인 위로를 건네주는 정말 보석 같은 시간이 되어 주었어요.
예술이라는 게 꼭 어렵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우리의 일상과 추억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다정함일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답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도 이런 문화 예술 나들이를 자주 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따뜻한 감성과 순수한 동심을 충전하고 싶은 모든 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