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o You Do, Snoopy?

안녕! 오늘은 내가 진짜 추천하고 싶은 특별한 전시 하나를 소개하려고 해. 바로 경주 우양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How Do You Do, Snoopy?」 전시야.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 과제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가 오랜만에 진짜 힐링이 필요해서 다녀왔거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인생 통틀어서 가장 따뜻하고 위로받았던 최고의 전시였어. 피너츠(Peanuts)라는 만화가 이렇게까지 깊은 울림을 줄 줄은 몰랐지 뭐야. 스누피와 친구들이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스무 살의 불안한 내 마음에 콕콕 박혀서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아.


How Do You Do, Snoopy? <출처: 제미나이>


노을 진 보문단지를 지나 만난 노란 개 한 마리, 첫 만남의 설렘

경주에 도착해서 보문단지 쪽으로 걸어가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진짜 환상적이었어. 파란 하늘에 살짝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게 딱 가을 날씨 그 자체였지. 우양미술관 앞에 도착하니까 거대한 스누피 조형물이 우리를 반겨주더라고. 사실 미술관 하면 뭔가 묵직하고 살짝 엄숙한 분위기일 것 같아서 처음엔 살짝 긴장했거든? 그런데 입구부터 귀여운 스누피가 반겨주니까 긴장이 사르르 녹아내렸어.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전시장 특유의 그 아늑한 조명과 음악이 마음에 콕 박혔어. 내가 초등학교 때 TV 애니메이션으로 대충 보거나, 카페 텀블러나 옷에 그려진 캐릭터로만 스누피를 접했었잖아? 그런데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원작 만화 스트립부터 현대 미술 작가들의 오마주 작품까지 한꺼번에 보니까 느낌이 완전히 다른 거야.


특히 찰스 슐츠 작가가 직접 그린 오리지널 드로잉 원화를 가까이서 영접했을 때의 그 소름이란! 삐뚤빼뚤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연필 선을 보니까 왠지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어. 그냥 귀여운 만화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외로움을 달래준 진짜 예술이더라고.


"오늘 하루는 어땠어?" 찰리 브룩이 내게 던진 진심 어린 위로

전시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까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명대사들이 벽면 가득 채워져 있는 공간이 나왔어. 요즘 대학교 생활하면서 팀플에 치이고, 인간관계도 은근히 스트레스받고,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진짜 많이 들거든. 밤마다 침대에 누워서 쓸데없는 걱정 하느라 잠도 설칠 때가 많았어.


그런데 전시장을 천천히 걸으면서 벽에 적힌 대사들을 읽는데, 마치 찰리 브라운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야, 괜찮아, 다 그렇게 사는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 "인생은 야구 경기와 같아서 가끔은 삼진아웃을 당할 수도 있어"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그 앞에서 진짜 한참을 서 있었어. 내가 이번 학기에 전공필수 시험을 망쳐서 엄청 우울해 있었거든? 그 기억이 스치면서 실패해도 괜찮다는 위로가 온몸으로 전해지더라고. 미술관이라는 조용한 공간에서 오롯이 나 혼자만의 속도로 걸으며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어. 스누피는 그냥 귀여운 강아지가 아니라 지친 청춘들의 베프였던 거야.


현대 미술과 피너츠의 짜릿한 만움, 캔버스 밖으로 걸어 나온 상상력

이번 전시가 진짜 대박이라고 느꼈던 건 단순히 옛날 만화책이나 굿즈만 모아둔 게 아니라, 현대 미술 작가들이 피너츠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엄청 많았다는 점이야. 회화부터 조각, 미디어 아트까지 장르도 진짜 다양했어.


어떤 공간에서는 스누피의 상징인 빨간색 개집을 완전히 새로운 현대적 조형물로 표현해 뒀더라고. 늘 그 자리에 가만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개집이 화려한 네온사인과 거울 반사 효과 속에서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


또 다른 방에서는 찰리 브라운의 지그재그 노란색 티셔츠 패턴을 활용한 추상화가 걸려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그냥 멋진 모던 아트 같다가도 가까이서 보면 찰리 브라운의 꼬마 시절이 떠오르는 게 엄청 흥미로웠어.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내가 봐도 지루할 틈이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와, 이런 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하면서 감탄을 연발했지.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예술가들의 센스에 진짜 감탄 또 감탄했잖아.


나만의 스누피를 찾아서,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 감성 포토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사진 건지는 것도 전시회 가는 또 하나의 커다란 낙이잖아? 우양미술관은 전시장 구석구석이 그냥 다 포토존 그 자체였어. 조명 맛집이라서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이 쏟아져 나오더라고.


특히 전시장 중간에 거대한 스누피 인형과 함께 누워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진짜 십 분 넘게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 친구랑 같이 가서 서로 스누피 머리띠를 끼워주고 이상한 포즈를 취하면서 한참을 낄낄거렸지.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그 순간만큼은 완전히 날아가는 기분이었어. 다른 관람객들도 다들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사진을 찍고 있더라. 남녀노소 국적 불문하고 모두가 스누피 앞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그 평화로운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어. 전시를 다 보고 나니까 내 핸드폰 갤러리가 온통 귀여운 스누피랑 내 웃는 얼굴로 가득 차 있더라고.


지친 일상에 충전기를 꽂아준 기적 같은 하루, 미술관을 나서며

전시를 전부 관람하고 나와서 미술관 기념품 숍에 들렀지. 진짜 통장 잔고만 넉넉했다면 매장 안에 있는 거 다 쓸어오고 싶을 정도로 예쁜 굿즈들이 너무 많았어. 엽서랑 마스킹 테이프, 그리고 스누피가 그려진 작은 메모장을 하나 샀는데, 앞으로 과제할 때마다 이 메모장을 꺼내 쓰면 힘이 날 것 같아.


미술관 문을 열고 다시 바깥세상으로 나왔을 때는 처음에 들어갈 때보다 마음이 훨씬 가벼워져 있었어.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내일이면 또 학교 과제와 발표 준비가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용기가 생겼달까? 스누피와 친구들이 전해준 따뜻한 온기가 내 가슴속에 작은 난로처럼 켜진 기분이었어. 혼자 조용히 사색에 잠기기에도 좋고, 마음 맞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와서 포근한 추억을 만들기에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거야.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일상에 지쳐서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친구들이 있다면, 우양미술관의 「How Do You Do, Snoopy?」 전시는 정말 두 손 들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 후회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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